지난 영화 최신영화 구분 없는 영화 감상
영화를 좋아했던 아이의 어린 시절 그리고 지금
저는 영화를 참 좋아합니다. 어릴 적부터 복원 전의 청계천에 나가 비디오테이프를 사 모으기도 했고 지하상가에서 한국에는 수입이 금지되었던 일본의 영호나 애니의 LD복사본을 사서 모으기도 했지요. 또 새로 출시되는 비디오 중 가지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가게 사장님께 부탁해서 별도로 추가구매를 요청하여 소장하고는 했습니다. 90년대 당시에는 비디오테이프는 당연히 '빌리는'문화였지 쎌쓰루시장의 형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주변에 저같이 영화를 소장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뭐 그만큼 영화에 진심이었단 거지요.
ott가 대세인 요즘은 비디오란 매체는 사장된 지 오래이며 DVD나 블루레이까지 그 명맥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가 의문일정도로 시장의 판도는 많이 변했습니다. 티켓값도 어마어마해진 요즘 사실 극장 가서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부담스럽네요. 그래도 조금 부지런을 떨면 나름대로 영화를 저렴하게 즐길 방법은 있습니다. 그 덕에 저는 사실 코로나가 심했던 시절에 더 영화를 많이 보곤 했고 올해도 참 많이 보았네요. 그러다 최근 쿠폰을 얻어 롯데시네마에서 뜻하지 않게 본 영화가 '용감한 시민'이었습니다. 영화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가볍긴 하지만 '학교폭력'이 주된 배경이었기에 그냥 웃어넘길만한 내용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이 든 김에 예전에 극장에서 놓친 영화가 생각나 디플에서 또 한 편의 학교폭력에 관한 영화를 보고 두 편의 영화를 한번 비교해 보고자 합니다.
아이가 아닌 부모의 이야기-'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 학폭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다-'용감한 시민'
제목:네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감독:김지훈
주연:설경구, 오달수, 천우희, 문소리 외
원작:하타사와 세이고의 동명 희곡
개봉:2022년
시놉시스
한 호숫가에서 명문 중학교 학생이 의식불명 상태로 떠오른다.
'건우'라는 이름의 이 학생은 같은 반 친구들의 이름을 남긴 편지를 담임인 '송정욱'(천우희)에게 보냈고 그 후 벌어진 이 사건에 대해 학교와 가해자로 지목된 아이들의 부모는 그 편지를 공개하지 않고, 단순자살시도로 추정한 경찰은 수사를 하지 않기로 한다. 얼마 후 건우는 사망하게 되고 장례식장에서 정욱은 그 편지의 실체를 건우의 엄마(문소리)에게 밝혔고 두 사람은 경찰과 언론, 인터넷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한다.
한편 이제는 유서가 되어버린 편지에 거론되었던 네 명의 학부모 중 '한결'의 아빠이자 변호사인 '강호창'(설경구)를 제외한 세 가족은 모든 혐의를 한결에게 뒤집어 씌우려는 계략을 세우고 결국 한결은 구속되어 재판에 넘겨지며 유일한 증인이었던 '남지호'까지 돈으로 매수, 결국 모든 죄가 뒤집어 씌우 지려는 찰나, 자신의 아들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임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를 내세우며 아들의 혐의를 벗기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진실은 더 깊은 곳에 숨겨져 있었다...
제목:용감한 시민
감독:박진표
주연:신혜선, 이준영 외
원작:동명 웹툰 '용감한 시민'
개봉:2023년
시놉시스
복싱 국가대표 유망주였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현실과 타협한 후 오직 평범하게 살기 위해 교사라는 직업을 택한 여성, 그 이름은 '소시민'(신혜선)
한 고등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면서 정교사로 임용되기 위해 온갖 수모를 겪고 참고 또 참으며 살아가는 그녀의 앞에 법도 경찰도 그 무엇도 무서워하지 않는 학생 '한수강'이 나타난다.
2년이나 꿇었다 이 학교에 들어왔다는 한수강은 타고난 금수저에 안하무인의 성격으로 학교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었으며 그 힘은 교사들까지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노는 수준.
소시민은 그 행태를 보고 끝까지 참으려고 했으나 도를 넘는 행위에 결국 분을 참지 못하고 가면을 쓴 채 한수강 앞에 나타나 그를 응징한다. 또한 그의 행위를 교육청에 익명으로 올려 해결해 보려 시도했지만 결국 권력 앞에 굴복하고 정교사의 임용을 받아 현실과 타협하려고 한다.
하지만 한수강에게 괴롭힘을 받던 아이의 분노가 결국 칼부림이 나게 만들었고 그 상황 속에 있던 시민은 그 아이에게"잘못한 사람이 너의 앞에 무릎꿇게 해줄게"라는 약속을 하고 고양이가면을 쓴 채 학교에 나타나 마지막 결투에 나선다.
괴물이 된 아이들. 아이들만의 잘못일까. 결국 어른들의 잘못
학교 폭력에 관한 두 편의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와 '용감한 시민'의 간단한 소개였습니다.
이 영화들은 모두 '학교폭력'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이야기를 다루는 방향은 상당히 다릅니다.
전자는 괴물이 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악마가 되어가는 '부모'에 관한 이야기이며 후자는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던 한 여성이 학폭이라는 현실에 휘말리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감과 동시에 사건까지 해결한다는 히어로물 같은 이야기입니다.
두 영화에서 표현하는 학교폭력의 수위는 상당히 높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전자는 '숨어서' 후자는 '대놓고'한다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같은 점이 있다면 그 아이들의 배후에는 '힘없는 학교'와 힘을 가진 동시에 '뒤틀어진 부모'가 있다는 점입니다.
두 영화 모두 아이들이 왜 괴물이 되었는지를 먼저 얘기하지 않고 부모와 주변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 원인을 대신 이야기해 줍니다.
결국 부모를 포함한 어른들이 그 역할을 다 하지 못할 때 좋지 못한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겠지요.
무너진 공교육, 해답은 결국 '부모' 그리고 어른들
제 지인 중 고등학교 교사가 두 분 있습니다. 그중 한 분은 학생주임까지 하셨던 분인데 요즘 학교에서 만약 애들이 싸우는 일이 생기면 경찰부터 부른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학생들 간의 다툼이 있어 중재를 했고 당사자들끼리 완만한 화해까지 했는데 결국 나중에 부모들이 나서서 더 큰 싸움이 되었고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려 너무도 힘든 경험을 하신 적이 있어 이제는 나서지 않는다고 하신 얘기를 들었습니다.
최근 들리는 뉴스도 아주 기가 막힌 것들이 많았지요. 아이들이 교사를 폭행하는 등의 그런 뉴스를 보면 교권이 어디까지 추락하는 건지 정말 걱정입니다.
물론 학생의 인권도 중요합니다. 다만 '집단으로 생활하는 단체'에는 어느 정도 강한 통제력이 분명히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통제력은 법도 규범도 아닌 자녀들을 맡긴 부모가 학교에게 부여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이 드네요.
한 명의 교사가 여러 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통솔하는데 아무런 힘도 없으면 그 통제가 잘 이루어질까요. 부모가 교사를 믿고 그로 인해 아이들도 교사를 인정하고 따르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시작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가르침'이라는 것은 학교에서만 이루어 지는것이 아닐겁니다. 가정에서 사회에서 아이들을 더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이끌어주어야 하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볍게 본 영화. 하지만 생각이 많아진...
사실 '용감한 시민'이라는 영화를 무슨 생각을 가지고 본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영화의 분위기 또한 어느 정도 가볍고 재미있게 볼만한 그런 영화였습니다. 미혼이며 자식이 없는 저로서는 운이 좋게도 조카들도 원만한 학교생활을 했기에 학교폭력은 미디어에서나 접하는 그런 사건들 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니 지금도 어딘가에서 행해지고 있을지 모르는 그런 일을 다루었다고 생각하니까 한편으로는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학교든 사회든 저런 일은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더구나 요즘 정치권이나 연예인들 관련하여 학교폭력에 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으니 참 서글픈 현실입니다.
조금만 참고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 참 좋을 텐데... 우선 나부터도 딱히 그렇게 살진 못하니...라는 생각이 들며 약간의 쓴웃음을 짓게 하는 영화 두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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