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방면에서 일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던 80,90년대. 그중 플라모델은 거의 복제품이 성행했는데 그중 최고봉이던 '아카데미 과학'.그에 관한 이야기
일본 문화 개방... 그러나 이미 즐길 사람은 다 즐기고 있었을 그때.
70년대 태어난 저는 어릴 때 즐겨보던 마징가를 우리나라 만화인 줄 알고 자랐습니다. 그뿐입니까? 독수리 5형제, 인조인간 캐산,그랜다이저 등. 우리나라가 공상과학 만화의 강국인 줄로만 알았죠. 철이 들 무렵 그 모든 만화가 일본 작품인 것을 알았을 때의 그 충격은 정말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90년대 들어 일본 문화를 정식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 문화계의 반발은 컸습니다. 이미 지하 어두운 곳에서 일본의 대중문화를 암암리에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었기에 정식으로 받아들이면 우리나라의 문화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우려 속에서 단계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일본의 많은 문화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걱정보다 그 영향은 크지 않았습니다. 이건 전문적인 지식이 아닌 제 개인적인 경험과 견해일 뿐이겠지만 사실 그 이전부터 모두 보고 듣고 경험한 작품들인데 굳이 돈을 또 내고 정식으로 즐길 이유가 딱히 없던 것이 제일 컸습니다
'반다이'를 모르던 시절....아카데미의 플라모델을 접하다
80년대 당시 우리나라에는 플라모델을 만드는 회사들이 꽤 많았습니다. 당연히 제가 다 알지는 못하고 유명한 회사들만 열거하자면 세미나나 합동과학 뽀빠이 정도겠지요. 그중에서도 전설적이면서도 현존하는 회사가 있으니 바로 '아카데미'입니다. 얼마 전에는 독수리 5형제의 피닉스를 정식으로 출시하기도 했지요. 70,80년대를 살아온 지금의 40대 정도의 장난감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아카데미의 이름을 들어봤을 겁니다. 그만큼 유명했거든요. 지금은 밀리터리 관련 제품으로 세계적으로도 꽤 알아주는 회사라는 것 같습니다만 저에게는 저렴하고 품질 좋은 로봇을 내어주는 회사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용돈을 모아 아카데미의 장난감을 구입한 것이 아마도 1984년 정도였을 것 같은데요. 바로 300원짜리 '용자 라이덴'입니다. 300원이면 당시 크라운 산도를 6봉 사 먹을 수 있던... 봉지 라면 3개는 사 먹을 수 있던 적은 돈은 아니었어요. 먹고 싶은 것 안 먹고 꾹 참다가 문방구에 달려가 박스를 집어 들던 그때의 쾌감이란... 정말 표현하기 어려운 쾌감이었습니다. 100원짜리 나 200원짜리 다른 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었던 고급 진 박스아트는 제 눈을 홀리기 충분했고 본드 덕지덕지 발라 만들어 엉망이긴 했지만 그 녀석을 가지고 놀 때는 세상을 다 가진 듯했죠. 그렇게 저는 불법 복제품이라는 것을 모른 채 수백 개의 아카데미 로봇을 끊임없이 사게 됩니다...
300원...400원...그리고 2,000원..
당시 아카데미의 슈퍼로봇 시리즈의 기본 가격은 300원이었습니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던 시절이 아니었으므로 이 가격은 한동안 유지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나중에 구한 재판된 녀석을 보니 2배 이상 오른 것 같더군요. 아무튼 저에겐 300원짜리 '용자 라이덴'이 소위 말하는 프라 질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후 바루 데이 오스라는 녀석을 열 번 정도는 산 것 같네요. 그러다 눈에 뜨인 제품이 아트란쟈 였는데 아마 이 즈음부터 400원짜리 제품들이 줄줄이 나왔던 것 갈습니다(어지까지나 추측입니다).사천왕, 썬 발칸, 철인 28호 그리고 그 유명한 마징가 z까지. 모두 4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던 멋진 녀석들이었죠. 자 그리고 이제 주인공(?)인 '기동전사 칸담'이 등장합니다. 1:144스케일에 멋진 프로포션. 접하기 힘들었던 조립 난이도(팔 연결 부위가 극악이었습니다) 등 건담이란 만화가 있단 것 정도만 어렴풋이 알던 저에게 이 400원짜리 '칸담'은 너무도 멋진 녀석이었습니다.그 후에도 저는 계속해서 아카데미의 다른 장난감 로봇들을 사 모으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지금까지도 건프라를 계속하게 만든 운명의 녀석을 만났으니..그것이 바로 2000원의 비싼 가격과 고품질을 자랑하는... 2000년대 초부터 그렇게 구하고 싶었어도 다시는 구하지 못했던 전설의 그 제품. '칸담 마크 2'였습니다..... 이제 지루한 인트로는 그만하고 다음 포스팅부터는 소장하고 있는 신제품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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