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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와 플라모델

건담 시드 프리덤 감상 후기

by 피터팬! 2024.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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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

건담 시드 프리덤 포스터(출처 다음뉴스)

우리나라 최초 극장개봉한 건담을 보다

개봉한 다음 날, '건담 시드 프리덤'을 극장에서 보고 왔습니다.

인천의 크지 않은 극장에서 감상한 거라 사실 화질이나 특히 사운드 쪽에선 별로 논하고 싶지 않은 환경이라 간략히 그냥 '후기'만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적게나마 스포일러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1. 접근성과 작품의 한계

제가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본 애니메이션은 신카이 마코토의 '스즈메의 문단속'이었습니다.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그 작품은 일본의 여러 설화나 전설 그리고 사회 분위기를 이해하고 본다면 더 좋은 작품이었겠지만 그런 거 모르고 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뭐 잘 모르는 부분은 나중에 유튜브 등으로 보충하면 되고요. 어차피 독립적인 작품이라 접근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건담'의 경우 사실 애니보다는 건담 프라모델로 접한 분이 더 많을 듯해요. 작품 감상과는 별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프라모델만 즐기는 분이 많으시거든요. 사실 그 인구만 따져도 '건담 시드 프리덤'의 흥행은 평타 이상은 나와주어야 정상일 겁니다. 하지만 개봉 거의 열흘이 다 되어가는 지금 관람객은 4만 명 수준입니다.

3월 말 개봉한 '극장판 스파이 패밀리'는 약 27만명, 건담과 같은 날 개봉한 '유미의 세포들'이 6만 명이란 것을 감안하면 '건담 시드 프리덤'의 흥행은 제 기대치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스크린수도 많지 않은 현 상황이라면 최종스코어는 10만 정도나 될까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결과가 나올 거 같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 두 가지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하나는 이 작품이 '로봇 애니메이션'이라는 것. 그리고 하나는 '접근성'입니다.

전자는 취미로 건프라를 즐기는 사람이라도 구지 내가 로봇을 보려고 극장을 가느냐 하는 상황을 생각해 본 거고 후자는 이 작품이 온전히 '건담 시드'시리즈의 팬들을 위한 무비라는 점입니다. 즉 접근성이지요. 이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거의 100편의 시리즈를 다 봐야 합니다. 그게 안되면 정리한 영상이라도 봐야 하는데 기존 시드 시리즈의 팬이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거죠. '스즈메의 문단속'처럼 완전히 독립된 작품도 아니거니와 '더 퍼스트 슬램덩크'만큼 팬덤이 강한 작품도 아니기에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의 흥행 수준은 정해져 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2. 완벽한 팬무비

극장판 남자주인공 3인방. 신 아스카의 떡상.(사진출처 다음)

이 작품은 tv애니 '건담 시드 데스티니'와 그대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시드시리즈를 섭렵한 사람이 아니라면 온전히 즐기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건담 시드 데스티니'는 전작인 '건담 시드'에 비해 엄청난 혹평을 받고 마무리도 흐지부지했던 작품인데요. 특히 주인공들의 인간관계(즉 연애)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해 팬들의 아쉬움을 샀습니다.

그 후 제작진은 계속해서 극장판을 제작하려 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한동안 중지된 상황이었던거죠. 그 시간 동안 팬들은 갈증을 많이 겪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감독인 후쿠다 씨도 그런 것을 다 알고 있었을 것이고요. 그래서일까요? 본 극장판은 온전히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뭐 물론 로봇 애니라는게 프라모델 및 캐릭터 산업을 펼치기 위한 하나의 광고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기에 메카에 먼저 눈이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 작품은 결국 주인공의 후일담을 펼쳐놓음으로써 팬들이 보고 싶던 엔딩을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영원한 주인공 키라와 라크스는 완전히 맺어지고 아스란과 카가리의 사이도 온전하단것을 보여 주었고  전작에서 페이크 주인공으로 고통받던 '신 아스카'가 떡상하는 결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스란과 카가리의 사이가 잘 정리 된것이 마음에 드네요.

메카쪽으로는 사실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만... 개봉 전 예고편에서 등장했던 '라이징 프리덤'과 '임모탈 저스티스'는 이미 팬들의 예측처럼 썩 좋지 못한 결말이 났고요. 스트라이크 프리덤, 저스티스, 데스티니, 임펄스 모두 spec2라는 설정으로 다시 등장합니다. 실제 시간은 20년이나 지났지만 극 중에서는 전작과의 시간차가 얼마 안나는 시점이기에 말도 안 되는 설정은 아닙니다만 그렇게 해서 사실 신기체는 별로 눈에 띄는 활약이 없습니다. 라이징 프리덤정도만 초반에 무쌍 찍고 그 후엔 전작기체들이 등장해 활약을 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전작 기체들의 프라모델을 다 가지고 있는 저로선 신제품을 구매할 욕구가 별로 생기지 않습니다..^^

마이티 스트라이크 프리덤 건담 프라모델. 설정상 어쩔 수 없다지만 저 대도는 정말.....

극장판에서 그래도 인상깊었던 장면이라면 스트라이크 프리덤이 '마이티 스트라이크 프리덤'으로 활약할 때 배경음악으로 '프리덤 건담'의 등장 시 쓰였던 곡과 같은 곡인 'Meteor'를  썼다는 것이죠. 첫 tv시리즈 건담 시드에서 프리덤 건담이 지구에서 등장하는 장면은 지금까지 봐온 그 어떤 건담의 등장신보다 근사하며 역동적입니다. 그런 팬들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그 음악을 넣어준 것이겠죠. 계속해서 시큰둥하게 영화를 보던 저도 그 곡이 나올 땐 울컥했네요.

별로 좋아하지 않던 기체이지만 비굴한 포즈로 변신하는 것으로 유명한 임펄스도 반가왔고 데스티니 건담의 분신술은 재미있었습니다.

3. 아쉽지만 그래도 고마운 작품

팬들이 보고 싶었던 모습이 아니었을까?(사진 출처 네이버 블로그)

사실 여러가지로 아쉬운 작품입니다. 시드의 팬이 아니라면 당연하고 또 팬이라 해도 사전지식이 없다면 이해가 가지 않을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고(스리덤 강탈사건 같은) 이미 완성되었을 캐릭터인 '키라 야마토'가 흔들리는 모습은 감독의 다른 작품의 캐릭터가 생각나게 했습니다. (카자미 하야토)

손발이 오글거리는 대사가 난무했고 여성 캐릭터 입술작화는 계속해서 거슬릴 정도로 신경쓰였어요. 

 

저는 시드의 팬이기는 해도 사실 극장판이 안나와도 무방한 정도의 라이트 한 팬이기에 '시드니까 본다'가 아니라 '최초 극장개봉 건담'이라는데 더 방점을 찍고 극장을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큰 재미는 못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보고 나니 오랜 시간 맘 한편에 남아있던 주인공들에 대한 결말이 시원하게 잘 이루어지니 한편으로는 고마왔습니다. 이제 팬들도 그들을 축복할 일만 남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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