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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와 플라모델

'드래곤 볼'을 추억하며...도리야마 아키라

by 피터팬! 2024.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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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계의 큰 별 지다. 도리야마 아키라

도리야마 아키라(출처:네이버 블로그)

지난 3월 1일, 우리에겐 104주년 3.1절로 매우 뜻깊은 날이었습니다만 공교롭게도 일본에서는 오랜 시간 일본의 만화, 애니업계를 선도했던 큰 별이 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유명한 '닥터 슬럼프'와 '드래곤 볼'의 작가인 '도리야마 아키라'가 별세했던 것입니다.

저는 그 소식을 8일에나 접했고 착잡한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오래간만에 책장 한구석에 꽂혀있던 '드래곤 볼'의 단행본을 꺼내들고 추억에 잠겨봤습니다.

간단하게나마 글로  '도리야마 아키라'와 드래곤 볼을 추억해보고자 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추억에 기댄 글이므로 정확한 정보가 아닐수 있습니다.)

일본만화의 정식 한국 수입, 그 시작을 알리다-아이큐 점프와 드래곤 볼

한국 최초로 정발된 만화 드래곤볼. 만화잡지의 별책부록으로 시작.(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드래곤 볼은 1984년 일본의 주간만화잡지 소년점프에서 처음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소개된 것은 주간만화잡지'아이큐 점프'에 1989년 별책부록으로 실리면서 였습니다.

'아이큐 점프'는 1988년 말 창간한 주간 만화잡지로 비록 월간이지만 현재까지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화 잡지입니다.

아이큐 점프가 한국의 출판 만화계에 끼친 영향은 좋은 점이던 나쁜 점이던 상당히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본만화를 정식 수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포문을 연 작품이 바로 '드래곤 볼'이었던 것이지요.

아이큐 점프는 당시 이현세, 김형배, 배금택 등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을 실어 상당한 인기를 누렸으나 판매부수가 폭발한 것은 역시 드래곤 볼의 인기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작품들은 모두 본책에 실려있는 것에 반해 드래곤 볼은 별책부록으로 따로 빼내어 증정하는 방식으로 연재됐습니다.

당시 월간으로 발행하던 어린이잡지(소년중앙, 새 소년, 소년경향 등)들은 별책부록의 형태가 흔한 것이었지만 아이큐 점프에게는 이 드래건 볼만 유일한 부록이었지요. 

드래곤 볼은 '슈에이사'와의 정식 계약으로 수입된 작품이었으며 아이큐 점프도 일본작품인 것을 숨길 의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드래곤 볼로 인해 한국 만화계는 큰 변화를 겪게 되었고 우리 만화업계는 카피나 표절이 아닌 실력으로 일본 만화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봐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생각지 못했던 복병, 500원짜리 코믹스의 습격

불법 복제판 500원짜리 미니 코믹스.다 모았다가 이사할 때 버린..(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한동안 승승장구하던 드래곤 볼은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큰 타격을 받습니다. 바로 불법 만화책이었습니다.

전 사실 드래곤볼을 1985년에 처음 그것도 한국에서 접했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만한 '드라곤의 비밀' 등의 500원짜리 미니 코믹스'가 바로 그것인데요. 우연히 그 책을 접했을 땐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았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제가 처음 접했던 책인 '드라곤의 비밀'의 1권은 연재분으로 따지면 약 60회 정도, 에피소드로 따지면 처음 레드리본군이 등장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첫 장을 여는데 뜬금없는 내용이 중간부터 나오니 이게 뭐냐... 하고 그냥 덮어버리고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게 중학생 때 였는데 몇년 후 고등학생때 같은 반 친구가 아주 재미있는 만화가 요즘 나왔다며 저에게 보여주는데 어디서 많이 본 그림체였기에 한참 기억을 더듬다 그게 중학생때 길거리 문방구에서 우연히 본 그 만화책과 같은 작품인 것을 떠올렸습니다. 저는 그 길로 바로 동네 문방구를 뒤지며 '드라곤의 비밀'을 찾기 시작했고 이미 몇 년간의 연재분이 출판된 것을 확인, 계속해서 그 책을 사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소문이 퍼져 드라곤의 비밀을 포함한 많은 불법복제물이 엄청나게 팔려나갔고 그 영향으로 아이큐 점프의 판매가 급감하는 일이 일어납니다.

드래곤 볼을 연재하던 잡지,'아이큐 점프'.드래곤 볼2부라는 문구가 인상적.(사진출처-다음 카페)

결국 아이큐 점프 측은 불법복제물을 대대적으로 단속했고 이미 전국에 퍼져버린 책들로 인해 연재를 계속하는 것이 의미가 없던 것으로 판단했는지 중간을 날려버리고 거의 일본과 동시에 연재하는 초강수를 두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드래곤 볼'만을 원하는 독자들로 인해 불법 복제물이 근절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 책들 역시 이미 연재분을 다 따라잡은 것은 마찬가지인지라 2주에 한 번꼴로 다른 작품을 조금씩 섞어서 마치 잡지처럼 발행하게 됩니다. 제가 구입하던 책들에 여러 가지 생소한 작품이 실렸었는데 제가 좋아하던 '시티 헌터'도 중간에 막 섞여있던 적도 있었던 기억이 있네요.

참 많은 추억을 주었던 작품입니다 드래곤 볼은...

아직도 계속되는 드래곤 볼의 신화

드래곤 볼 슈퍼.끝이 없는 색놀이(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비록 원작은 1995년에 완결되었지만 여러 작품들로 계속된 신화를 써내려 갑니다.

초판 단행본과는 별개로 완전판이나 풀컬러판등 다양한 판형이 출간되어 콜랙터들의 구매욕국를 계곳 자극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런 정식 행보와는 별도로 원작자와는 상관없는 팬픽도 여러 작품들이 등장했고 하나의 히트작이 나오면 여러 미디어로 확대, 재생산되는 일본의 문화특성상 드래곤 볼은 계속해서 새로운 형태로 소비됩니다. 하지만 전성기때와 그 화력이 같지는 못했겠지요.

결국 극장판 '부활의 F'로 최고 인기 악역이었던 '프리저'를 재등장시키는 신의 한 수를 두어 드래곤 볼의 인기가 제목처럼 다시 부활합니다. 뭐 그 후에 이어지는 '드래곤볼 슈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이긴 했지만 그래도 올드팬들과 신규팬들에게 어느 정도의 즐거움을 준 것은 인정해야겠지요.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반다이'의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것이 '건담'이 아닌 '드래곤볼'이라는 것을 보면 드래곤 볼의 인기는 현재 진행형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도리야마 아키라를 존경했던 오다쌤의 작품 '원피스'에서 등장하는 유명한 대사들 중 하나입니다.

사람은 잊힐 때 죽는 것이다...

좋은 추억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언제 들어도 전율을 느끼게 하는 대사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도리야마 아키라'는 어쩌면 영원히 죽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만큼 일본과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작품의 창작자로서 기억될 테니까요.

어시도 없이 혼자 작업함에도 휴재 한번 없었을 정도로 오로지 만화의 길만 걸으셨던,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도리야마 아키라와 그의 대표작 드래곤볼을 잠시 추억해 보았습니다.

좋은 추억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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