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와 프라모델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
본의 아닌 급작스런 도쿄여행을 가다
지난달 초 갑자기 도쿄행이 결정되었습니다. 가족 중 한 명이 도쿄에 살고 있는데요. 10여 년 전 방문 후 이사한 집에는 중간에 코로나도 있었고 해서 한 번도 가지 못했거든요. 사실 저는 갈 계획이 없었습니다만.... 연로하신 부모님 가이드 겸 해서 갔었네요. 예전과 다르게 비행기를 타러 가는 게 마냥 귀찮은 게 이제 나이를 먹었나 봅니다...ㅠㅠ
갈 만큼 갔었지만 오랜만에 가본 도쿄는...?
네 뭐... 딱히 변한 게 없었습니다. 입국 시 visit japan이란 것을 통해서 미리 입국신고서나 세관신고를 했고 입국할 때 큐알코드 뭐 그런 것만 약간 생소했어요. 몇 년 전에도 하긴 했습니다만 하도 오래 전이라 다 까먹었네요..
일본말도 모르고 거기 안내하는 사람 영어는 당최 못 알아듣겠고 더 우왕좌왕하시는 부모님은 챙겨야 하고... 아주 진땀 뺐습니다.
암튼 무사히 입국은 했고 우에노까지 마중 나온 분이 계셔서 최종 목적지는 편하게 갔어요.^^::
사실 일본여행은 거의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뚜벅이여행인지라 아무리 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어도 노인 두 분을 모시고 다니는 일은 꽤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 곳정도만 다녔고요. 비가 오거나 하는 날은 건너뛰고 해서 저는 개인일정으로 이틀정도 시간을 써서 건프라를 찾아다녔네요.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깔려 죽을 뻔한 아키하바라 그리고 많이 달라진 건프라시장
일본이라고 건프라가 한국과 다른 것이 있다거나 한건 아니죠. 그냥 겸사겸사 오랜만에 일본 번화가 다니면서 건프라도 사고 그러려고 혼자 지하철로 몇 군데 다녔습니다.
몇 년 전 지인과 도쿄에 왔었을 때 오다이바도 갔었지만 사실 당시만 해도 아키하바라나 신주쿠에서도 건프라를 그것도 정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가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오다이바는 패스 했습니다. 오다이바는 도쿄메트로 외에도 유리카모메까지 타야 들어갈 수 있어서 교통이 편한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나름 들러본 곳들이 신주쿠, 시부야, 아키하바라 그리고 이케부쿠로였습니다.
신주쿠와 시부야는 완전히 허탕이었고요. 그나마 볼거리는 아키하바라에 많이 있었어요. 거기야 원래 오타쿠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니까 당연하겠죠.
긴자를 들러서 간 거라 시간이 너무 늦어서 두어 군데만 보고 왔습니다만... 그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정말이지 사람이... 너무너무 많았어요... 긴자에서도 많은 사람 때문에 놀랐는데 저녁시간 아키바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습니다. 길을 걷는 게 제 의지가 아니고 인파에 휩쓸려 갈 지경이었으니까요. 여기서 자빠지면 죽겠구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긴자와 아키바는 주말에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하는 구간이 있던 것 같은데요. 도로 한가운데까지 사람들이 진짜 어마어마했어요.
JR아키하바라역 바로 앞에 건프라 매장이 있었는데요. 꾸역꾸역 들어가니 내부는 생각보다 많은 건프라가 진열되어 있었는데 그곳은 신품보단 중고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중고...라고 하면 왠지 쌀 거 같잖아요? 그냥 그럴 거 같단 생각이 드는 게 우리네가'중고'라는 단어에서 받을 수 있는 느낌일 겁니다. 그런데 왠 걸요.... 여기는 우리가 아는 중고와는 다른 개념이었습니다.
그냥 쉽게 말하자면 자주 재판이 안 되는 MG일반판은 가격이 두 배, 한정판은 부르는 게 값인 그런 곳이었습니다.
뭐 한정판이야 그럴 수도 있다고 치는데 MG프리덤 2.0이 8,800엔인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MG ZZ버카는 14,000엔에 팔고 있네요. 인터넷에서도 이곳 프라의 가격이 매우 사악하다고 읽긴 했습니다만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습니다.적어도 저에게는요.
개인적으로 한정판은 별 관심이 없어서 살펴보지는 않았고요. 혹시나 뭐 더 볼만한 것이 없을까 했습니다만 도저히 구매를 할 수가 없는 수준이더군요. 조금 오래된 MG는 거의 1만 엔이 훌쩍 넘는 수준의 가격이었습니다.
바로 앞에 언급했듯이 신주쿠나 시부야 등에서는 빅카메라나 요도바시 카메라 등 예전에 건프라를 제법 크게 다루던 곳들은 이제 거의 건프라를 취급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제가 갔던 빅카메라는 아예 건프라 코너가 없던 곳도 있었고요 그나마 요도바시는 제품군을 다루고는 있었고 가격표도 많이 착하게 붙여놓긴 했지만 실상 제품은 엔트리 그레이드군정도뿐 건담 관련제품은 거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만 건프라를 구하기 힘든 게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고 또 하나. 어딜 가도 신품으로는 MG구경 못했습니다.
반다이도 이제 MG라인은 거의 손 놓고 있는 게 사실이라 저 사악한 중고의 가격은 더 치솟을 듯하네요.
그나마... 이케부쿠로. 구했다! RG퍼스트 2.0!!
하루는 '하토버스'라는 관광차를 타고 조금 멀리 관광을 다녀왔는데요. 편도만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습니다.
그 버스를 승하차하는 곳이 '이케부쿠로'였어요. 오면서 알아보니 그나마 그것에 있는 한 매장이 제법 물건을 많이 다룬다고 해서 가족들은 먼저 들여보내고 또다시 혼자 거리를 방황했네요.
이케부쿠로의 한 매장을 들어섰는데 어라? 정말 여기는 분위기가 좀 다른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의 요도바시카메라에서 본듯한 정도의 공간을 할애해서 건프라를 진열해 팔고 있었는데요. 제가 찾는 물건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렇게 박스가 쌓여있는 모습 자체가 너무 반가웠어요^^
찬찬히 보고 있는데 순간! 그렇게 구하고 싶던 RG 퍼스트 2.0이 그득하게 쌓여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냉큼 집어 들었죠. 가격을 보니... 정가보다 쌌습니다... 우와... 이렇게 고생 끝에 낙이 오는구나 했어요.
구한 것도 기쁜데 저렴하기까지. 거기다 면세까지 받아서 전 이 제품을 3,150엔이라는 가격에 구입했습니다. 환율 정굥해서 원단위로 따지면 3만 원도 안 되는 가격이죠. 참고로 이 제품의 정가는 3,500엔입니다. 정가에서 10% 싸게 파는 거네요.
하나 더 사고 싶었습니다만 1인당 동일품목은 1개라고 하네요...ㅠㅠ
그리고 RG에피온도 10% 정도 저렴한 가격선에서 구했어요. 지인 줄 HG도 하나 구매했지요.(그런데 왜 HG는 정가..?)
들고 오느라 혼났습니다. HG를 좀 큰 놈으로 샀거든요.
그런데 역시 이곳도 MG는 아예 없네요. 용산 건담베이스에만 가도 버카라인이나 꾸준히 재판되는 제품은 계속 입고되는 것 같던데 말이죠.
들리는 얘기로는 한국도 제품을 우선적으로 대형마트 쪽으로 돌린다는 것 같더군요. 홈플이나 토이저러스 같은 곳을 가보면 건베보다 훨씬 많은 제품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본진이라 할 수 있는 건베 쪽이 더 물건이 없다는 거죠.
건베는 엔화의 12배를 곱한 가격이 정가이고 포인트까지 쌓아주어 나름 쏠쏠하게 쓸 수 있지만 다른 곳은 그런 혜택이 없는 데다 가격도 비싸니(통상 엔화의 13배) 건베에 입고되는 것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그렇긴 한데 오픈런까지 할 열의는 없는지라.... 그냥 물건이 좀 풀리기를 기다리며 예전에 사놓은 것만 가끔 만들고 있네요.
예전처럼 마음 놓고 경쟁 없이 힘들지 않게 건프라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ㅠㅠ
이상 일본서 건프라 구매한 이야기였습니다~
'애니와 플라모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설적인 시티헌터, 그 최종장의 시작-엔젤 더스트 (0) | 2024.11.20 |
---|---|
건프라 가격 인상에 관한 이야기 (0) | 2024.11.19 |
건담 시드 프리덤 감상 후기 (0) | 2024.04.11 |
최초 전체 극장 개봉 건담,'건담 시드 프리덤' (0) | 2024.03.28 |
'드래곤 볼'을 추억하며...도리야마 아키라 (1) | 2024.03.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