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와 90년대, 아카데미과학만큼은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팬층을 구축하고 있던 회사 '뽀빠이 과학', 그 여러 가지 제품에 관한 이야기
작품소개(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는 초시공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1982년 방영된 TV애니메이션입니다.
태평양에 거대 우주선이 추락하고 이를 보고 외계의 침공위기를 느낀 인류가 지구상의 모든 국가를 통합하며 추락한 우주전함을 개조, '마크로스'라는 이름을 붙이며 언제 일어날지 모를 전쟁에 대비합니다.
마크로스의 진수식에 외계집단인 '젠트라디'의 함대가 습격하고 그 포위망을 뚫기 위해 마크로스는 우주로 날아가게 됩니다. 이 전투에 휘말린 곡예비행가'히카루'는 그 와중에 만난 소녀 '린 민메이'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군에 입대, 젠트라디와의 싸움에 임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건담과 함께 로봇물의 양대산맥으로도 불리는 작품으로 SF요소가 가득하며 현실감 넘치는 메카닉과 음악이라는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당시 유행하던 코드를 전부 뭉쳐놓은 듯한 작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제작진의 상당수가 20대 오타쿠로서 지금은 업계에서 유명인이 되어버린 인물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카와모리 쇼지, 안노 히데야키 등)
본 작품은 당시 유행하던 일본의 SF물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른 SF물은 서양의 작품에 근간을 두고 있는 반면 '초시공요새 마크로스'는 일본의 SF물을 참고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팬이 자라서 좋아했던 작품을 모델로 삼아 세상에 내놓은 최초의 작품이라고 하네요.
쫓기는 스케줄로 인해 작화가 들쭉 날쭉한다는 단점도 있었고 종영까지의 총 방영 횟수가 늘었다 줄었다 부침이 많았지만 총 36화로 작품을 종영합니다. 그 후 전설의 작화로 칭해지는 극장판 '사랑, 기억하고 있습니까', '마크로스 2', '마크로스 7' 등 많은 시리즈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런 인기 때문에 원래 '초시공 시리즈'로 기획된 마크로스였지만 독립된 브랜드로 성장하게 됩니다.
'로보텍'과의 관계
'로보텍'은 TV판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에 '기갑창세기 모스피다'와 '초시공기단 서던크로스' 그리고 '메가존 23'이라는 작품을 억지로 합쳐 북미에서 방영한 TV판 애니메이션의 제목입니다.
총 85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1985년 미국에서 최초 방영했다고 합니다.
억지로 설정을 끼워 넣고 늘려놓은 괴작이긴 하지만 북미에서의 인기는 상당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야 '마크로스'이전에 '기동전사 건담'이란 작품을 통해 리얼로봇물을 이미 접한 상황이었지만 북미에서는 로봇만화라고 하면 애들이나 보는 장르로 인식되어 있는 상황이었는데 '로보텍'으로 인해 양덕 후가 더욱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한국에서는 1980년대 후반 AFKN(흔히 미국방송이라고 부르던)에서 방영했던 적이 있어 SBS에서 정식 방송을 하기 전 이미 작품을 접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제가 살던 동네에서도 채널 2번을 틀면 AFKN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당시 일요일 아침 7시에 방영하는 바람에 일요일인데도 아이들이 일찍 일어나 TV앞에 앉아있는 진풍경이 연출되곤 했다고 합니다.
그 후 1992년 SBS에서 '출격! 로보텍'이라는 타이틀로 방영했다고 합니다만 마크로스 파트는 아예 빼버리고 방영했고 '기갑창세기 모스피다'를 '마크로스'라는 제목으로 방영했다고 하네요. 좀 이해가 안 되는 행태이긴 합니다만.... 더 어두운 흑역사가 있었으니....
한국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최대 흑역사 중 하나, '스페이스 간담 V'
드디어 나옵니다. 언급하기도 싫은 괴작 중 하나.... 바로 김청기 감독의 1983년 작 '스페이스 간담 V'입니다.
이 포스팅은 마크로스에 관한 글이므로 짧게 언급하자면... 로봇은 마크로스의 '발키리', 이름은 '기동전사 건담', 출격장면은 '용자 라이덴', 캐릭터 설정은 영화 'E.T'..... 이름 뒤에 V를 붙인 것은 태권 V의 후광을 조금이라도 노린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드는 부분이고..... 뭐 하나 오리지널이라고 언급할 만한 구석이 없는 그런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언급하는 이유는 제가 '뽀빠이 과학'을 알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인천시민회관'에서 한국산 애니메이션을 자주 상영하곤 했는데요. '스페이스 간담 V'도 상영을 해서 보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시민회관에서 입장객을 상대로 사은품을 나누어 준 적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뽀빠이 과학에서 출시한 간담 V의 프라모델이었거든요, 가격은 아마도 150 원인가로 기억하고 변신은 당연히 안됩니다..
그 후 저는 뽀빠이 과학에서 출시한 800원짜리 조립식 프라모델을 구입해 조립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스페이스 간담 V->로보텍
최초 뽀빠이과학에서 관련 상품을 출시했을 땐 '스페이스 간담 V'라는 이름으로 출시했었습니다.
전술한 조립식 외에 1,000원짜리 완제품이 있었는데 이건 나름 완전 변형이 가능했던 신박한 제품이었죠.
뽀빠이 과학은 후에 마크로스 완구를 만들던 타카토 구의 허가를 받아 정식으로 발키리 완구를 생산했다고 합니다...
조립식은 왜 또 로보텍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것일까요.... 물론 VF-1은 아니고 VF-1A라 약간은 디자인이 다릅니다.
제가 지금 리뷰하려는 제품은 '로보텍'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발키리 VA-1A제품입니다.
제품소개
이름:로보텍
제작:뽀빠이 과학
구성:런너 4개, 조립용 볼트, 설명서
본 제품은 그동안 뽀빠이에서 '스페이스 간담 V'로 출시한 VF-1과는 얼굴과 부분적으로 조금은 다른 디자인을 한 VF-1A기종을 모형화한 제품입니다. '로보텍'이라는 이름을 붙인 걸로 보아 SBS 등 저작권을 가지고 있던 업체와 협의 하에 출시한 제품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런너는 총 4개지만 갈색계열로 사출 된 런너 2개는 아무래도 원래 1개의 런너인데 중간을 잘라서 포장한 듯 보입니다.
박스의 크기 때문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본드를 사용하는 듯 하지만 20개가 넘는 볼트가 동봉되어 있고 몸체 곳곳에 고정하게 되어있어 특이한 조립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변신은 그간 뽀빠이과학이 수없이 팔아재 꼈던 스페이스 간담과 똑같은 형태로 변신됩니다.
가동성은 그냥 일반적인 포즈를 잡을 정도로는 움직여 줍니다. 어차피 이런 애들은 변신이 더 중요하니까요.
런너는 갈색계열과 연한 그레이색 두 가지로 사출 되어 있는데 이게 어느 정도 설정색과 비슷합니다. 원판 제품이 나름 신경을 써준 제품인 듯하네요.
완제품과는 다른 매력, '로보텍'
저는 어릴 적 '스페이스 간담 V'완제품으로 처음 변신되는 발키리를 접했습니다. 친구가 용돈 받았다고 자기거 사면서 저도 하나 사주었는데... 친구는 뽀빠이 과학걸 샀고 전 다른 회사걸 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뽀빠이 과학 제품은 내구성이 나쁘지 않았던지 제 것만 고관절 연결 부분이 박살 났던 기억이 있네요.
그 후로도 몇 번이고 뽀빠이의 발키리 카피제품을 접했지만 제가 문방구 탐사를 나갔을 때 이 제품을 산 건 오로지 '로보텍'이라는 이름 때문이었습니다. 간담 V도, 마크로스도 아닌 '로보텍'이라니. 처음 본 제품이었거든요.
아카데미의 칸담을 찾으러 나섰다가 우연히 찾은 녀석입니다.
제 손에 들어온 지도 벌써 20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고 박스는 다 해져서 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런너와 설명서만 따로 보관 중입니다.
얼굴은 흔히 알고 있는 발키리와 다른 모델이라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변신하는 발키리를 프라모델로 접해본 것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족이지만... 1980년대 당시 8,000원 하던 뽀빠이의 명품 프라모델 대형간담 V도 구했었지만 이사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렸네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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