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방면에서 일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던 80,90년대. 그중 프라모델은 거의 복제품이 성행했는데 그중 최고봉이던 '아카데미 과학'. 많은 제품 중에서도 지금까지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건담이 아닌 '칸담'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했던 Z칸담 시리즈의 이야기
작품소개
'기동전사 건담'의 정식 후속작으로 1985년에 방영된 TV애니메이션.
선라이즈가 제작했고 감독은 '토미노 요시유키'가 계속 감독을 맡았던 이제는 전설이 된 작품입니다.
전작'기동전사 건담'의 배경이 된 1년 전쟁이 종식된 후 7년이 지난 UC0086년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아므로 레이'가 아닌 그린노아에서 살고 있던 17세의 소년 '카미유 비단'이 주인공입니다.
지구연방군이 설립한 '티탄즈'라는 조직이 연방의 실권을 장악하고 스페이스 노이드들을 탄압하는 정책을 펴나가자 그에 대항하는 조직 '에우고'가 설립되었고 우연한 사건에 휘말려 에우고에 소속되는 카미유와 그의 건담인 'Z건담'이 활약을 펼치는 작품입니다.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는 이 작품을 그저 거대 로봇이 등장하여 서로 싸우는 그런 흔한 작품보다는 인간관계에 더 중점을 두고 제작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Z건담은 TV에서 방영되는 로봇 애니메이션이라고 하기엔 인간과 인간사이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데다 토미노감독 특유의 불친절함이 겹쳐 마냥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전쟁의 참혹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에피소드도 있어 애초에 애들 보라고 만든 작품은 아닌 듯합니다.
전작의 주연이었던 '아므로 레이'는 전쟁영웅임에도 불구하고 연방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 뉴타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유배 아닌 유배생활을 겪는 처지에다 무기력해진 모습이었고 또 하나의 주역인 샤아 아즈나블은 무슨 이유인지 개명한 상태로 에우고에 소속 중이었으며 주인공인 카미유 비단은 히스테릭한 성격에 눈앞에서 부모를 잃는 비극의 주인공에 개조된 강화인간들의 연이은 죽음 등 꿈도 희망도 없는 이야기였죠.
토미노 감독은 '몰살의 토미노'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스토리상에서 죽일 수 있는 인물은 모두 죽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본작의 주연인 카미유는 죽지는 않았지만 정신이 파괴되었으므로 이 또한 비극적인 종말이었죠.(훗날 극장판에서 이 결말은 바뀝니다).
이토록 비극적이며 불친절한 작품이었음에도 건담 프라모델이 자리를 잡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건담 전 작품을 통틀어서 멋진 기체가 가장 많이 등장했던 작품이 바로 이 Z건담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외적으로도 성공한 작품입니다. 당시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소개된 애니가 아니었음에도 이 Z건담을 모르는 아이들은 없었을 정도였고 프라모델은 물론 화보집 등 굿즈가 엄청나게 팔려 대중의 인기를 사로잡은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기체소개
형식번호:RX-178
명칭:건담 마크 2
설계:프랭클린 비단
소속:티탄즈->에우고
파일럿(3호기):제리드 메사->카미유 비단->에마 신->엘 비안노(ZZ건담)
전고:18.5m
전비중량:54t
장갑:티타늄 세라믹
출력:1,930kw
무장:빔샤벨 x2, 밤라이플, 하이퍼 바주카, 실드, 발칸 건포드(두부 설치형 옵션)
서포트머신:G디펜서, 메가라이더
모빌칸담 2의 원형은 Z건담에 등장하는 초기 주역메카인 건담마크 2입니다.
작품 첫 화 때부터 '검은 건담'으로 무려 3대의 기체가 등장하고 짧지만 건담끼리 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초기 설정은 3대 모두 검은색으로 되어 있었으나 에우고로 강탈당한 후 기본 트리콜로 컬러링으로 변경됩니다.
1년 전쟁의 주역이었던 퍼스트 건담의 형식을 이어받아 RX-178이라는 넘버를 부여받았습니다... 만....
티탄즈에서 오직 지구연방의 기술력만으로 만들어 실상 그 능력치는 그리 높지 않은, 상징성만이 가득한 기체입니다.
현재 건담의 기본이 되고 있는 무버플 프레임이 최초로 적용되었고 360도 카메라 등 퍼스트 건담에서 많이 발전된 모습도 보이지만 경량화를 위해 티탄 세라믹 장갑을 적용하는 등 이름에 비해 너프 되는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티탄즈에서 제작한 기체이지만 정체를 숨긴 샤아 아즈나블과 에우고의 대원들이 3기의 마크 2를 모두 강탈, 에우고의 기체가 됩니다.
설계는 주인공인 카미유 비단의 아버지인 프랭클린 비단이 했으며 이 기체는 후속작 ZZ건담의 끝까지 등장하며 끈질긴 생명력과 인기를 보여줍니다.
작품 초반에 카미유 비단의 전용기로 큰 활약을 펼치는가 싶지만 실상 설정자체가 높은 스펙의 기체가 아니었으므로 전투실적은 쏘쏘 한 편입니다. 그저 Z건담이 등장하기 전, 심하게 말하면 어느 정도 시간을 벌어준 기체라고 할 수 있지요.
Z건담의 방송이 임박했을 때에도 정확하게 Z건담의 디자인이 확정되지 못했고 그에 따라 프라모델화가 늦어지는 바람에 당초 계획보다 마크 2가 주역기체로 등장한 시간이 더 길어졌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뒷얘기들과는 상관없이 건담 마크 2의 인기는 엄청납니다. 프라모델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반다이에서 출시하는 모든 그레이드에 이 건담마크 2가 포진해 있습니다. MG는 2.0 버전까지 나왔지요. SD부터 PG까지 전 등급에서 골고루 인기를 얻은 이유가 제 생각에는 아마도 훌륭한 디자인 일거라고 생각합니다. 퍼스트 건담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디자인의 기본은 탄탄하게 다져져 있었고 거기에 당시의 최신 디자인을 잘 조화시킨, 그런데 질리지 않는 그런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Z건담의 후속작인 ZZ건담에서는 Z건담과 함께 건담이 팀을 이루어 나오는데 물론 그 당시 ZZ건담의 기획이 너무 촉박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주역메카들을 디자인하고 등장시킬 시간이 부족해 전작의 메카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것도 역시 기체의 인기가 없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기체 자체의 스펙이 높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추 후에 서포트 메카가 등장하는데 Z건담에서는 'G디펜서'라는 장비를 장착합니다. 이 G디펜서는 독자적으로 전투가 가능한 파이터로서 건담 마크 2와 도킹하여 전투에 임하게 됩니다. 건담 마크 2의 이러한 형태를 '슈퍼 건담'이라는 사뭇 촌스런 명칭으로 부르게 됩니다만 도킹의 결과로 화력과 스피드가 엄청나게 향상되었으므로 그리 나쁜 작명은 아니었던 것으로...(토미노 감독은 이 이름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합니다)
ZZ건담에서는 슈퍼건담의 형태는 등장하지 않으며 '메가 리이더'라는 지원 메카닉을 타고 전투에 임합니다.
ZZ건담 최종화까지 등장했으며 훗날 기동전사 건담 UC에서 등장했던 주인공 '바나지 링크스'의 전용 기체에 관한 얘기가 나온 것으로 미루어 보아 완파되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모빌칸담 2 제품소개
제작:아카데미 과학
스케일:NONE
발매당시 가격:500원
구성:런너 2개, 설명서
본 제품은 SD타입의 프라모델로서 철저히 완구스러운 제품입니다.
원래 건담 마크 2에는 변신기능이 없으나 이 시리즈에선 모두 비슷한 기믹으로 변신을 하는데 재미있는 점은 주인공의 머리에 칸담의 머리를 헬멧처럼 씌우고 기체에 태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아마 저 당시에 건담 마크 2 이외에 다른 기체들도 같은 콘셉트로 출시되었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물은 우직 건담 마크 2만 접했습니다.
500원이라는, 당시 물가를 고려해도 적절한 가격으로 보이며 연한 노란색 단일칼라로 사출 되어 에나멜을 칠하기도 나름 수월했습니다.
SD라는 귀여운 콘셉트의 제품으로 그냥 세워두기도, 가지고 놀기도 좋은 제품이었습니다.
귀여운 칸담도 좋다...
개인적으로 SD건담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너무 작고... 너무 완구스럽기 때문이지요.
학생시절에는 그런 생각이 더 강했던지 귀여운 '칸담'에게 쉽게 손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그럴 때 있잖아요. 무언가 사려고 매장에 들어갔는데 살게 없어... 그런데 그냥 나오기도 좀 그래..... 당시 제가 그랬습니다. 신제품이라도 나왔나 하는 생각으로 문방구에 들어갔는데 살만한 것이 없었고 그냥 나오기도 좀 뭐해서 집은 것이 바로 이 '모빌 칸담 2'였어요.
당시 전 이미 마크 2의 여러 제품을 만져본 후라 원래 변신이 안 되는 녀석인데 어떻게 변할까 하는 호기심도 조금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만들어 봤는데 이거 생각보다 귀엽고 재미있더라고요. 훗날 문방구 탐사 때 우연히 발견했을 때 어찌나 반갑던지... 그리고 그로부터 벌써 20년이라는 세월이 더 흘러버렸네요.
그 귀여운 모습에 작은 미소가 번지는 '모빌 칸담 2'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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