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꺼내어 보는 잡다한 물건들과 그에 얽힌 추억이야기
새 영화잡지, 로드쇼 Road Show 탄생!!
그때가... 1989년 그러니까 제가 고등학색 시절이었습니다. 저는 중학생 때부터 할리우드 영화에 빠진 이른바'할리우드 키드'였어요. 부족한 용돈을 아끼고 아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이 당시 제 인생에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친구들이 매점에서 빵이나 음료수를 사먹을때도 넉넉지 못했던 저는 먹고 싶은 것을 꾹 참고 돈을 모아 영화를 보곤 했지요.
당시에는 영화 포스터가 붙은 가게에 가서 주인아저씨에게 부탁해서 가끔 할인권을 얻기도 했습니다.
아마 당시 중고등학생 관람료가 15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할인권을 가지고 가면 300원 혹은 500원에 영화를 볼 수 있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 인천에 한 극장의 간판을 제가 사는 집 벽에 설치했고 영화포스터를 교체할 때마다 아저씨들이 할인권을 세장정도 손에 쥐어주고 가셨었기에 그걸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제 용돈은 영화보는 것 말고 또 하나 큰 비중으로 지출을 차지하는 항목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영화잡지를 구입하는 것이었습니다.
1980년대 창간한 '스크린'이라는 잡지가 영화잡지의 대표 격인 시대였는데요. 그것에 대항마가 나타났으니 89년 4월, '로드쇼 Road show'라는 영화잡지였습니다.
영화잡지계를 꼭 잡고있던 스크린과 같은 사이즈와 유사한 두께 그리고 가격까지 판박이 같았던 이 '로드쇼'의 등장으로 저는 항상 어떤 책을 살까 갈등하는 상황에 직면하곤 했지요.
이번글은 잡지 '로드쇼'의 창간호를 한번 흩어보도록 할게요.
표지
창간호인 1989년 4월호의 표지입니다. 당시 남학생들의 로망이었던 '소피 마르소'가 창간호의 얼굴로 선정되었군요.
표지를 장식하는 대표기사의 제목을 보니 확실히 오래된 책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당시 최신영화로 성룡의 '미라클'이 소개되었고 이제는 중년배우가 되어버린 최재성 등의 근황이 소개되었으며 그리운 장국영의 인터뷰기사도 실려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것은 '창간호를 1억 원에 삽니다'라는 이벤트예요.
사실 저도 저 이벤트에 혹해서 스크린을 버린(?) 상황이었는데요. 자세히 읽어보니 '10년 후에 창간호 100권을 권당 100만 원, 그래서 총 1억 원에 창간호를 로드쇼에서 독자에게 구매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10주년 되기 얼마 전 폐간되었다는......
목차
목차를 보면 영화제기사가 가장 먼저 나오는데요. 사실 아카데미 이외엔 관심이 없던 때라 그냥 패스하던 기사였습니다.
故장국영과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이혜영 씨의 인터뷰기사가 눈에 띄는데 당시에는 이렇게 스타들을 만나게 해 데이트하는 식의 기사를 올리는 게 유행하곤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요즘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한 브루스 윌리스의 기사도 실려있네요.
오른쪽페이지를 보면 일본영화의 현황에 대해 분석한 기사도 있는데 당시는 우리나라에 일본의 대중문화가 개방되기 전이긴 하지만 음지에서 이미 유명한 작품들은 돌아다니던 때이기도 했거니와 여러 매체에서 조지 루카스 등 유명 영화감독들이 일본 영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해서 일본영화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던 시기였다고 기억합니다.
부록
당시 영화잡지들은 부록도 푸짐했는데요. 물론 저는 다 버리긴 했지만...ㅠㅠ
주로 브로마이드, 영화포스터, 연예인 화보 등을 증정하곤 했습니다. 버리지 않았더면 참 좋았을 텐데요...
대형 앨범이라는 부록의 내용은 지금으로선 기억을 못하구요. 브룩쉴즈,성룡,장국영,최재성의 브로마이드를 증정했네요.
영건즈와 언터쳐블 포스터도 증정했는데 이건 아마도 양면으로 인쇄된 타입의 포스터였을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외기사 및 광고
목차를 보면 대중가요 가수에 관한 기사도 있는데 아마 박남정 씨는 가수보다는 '박시은'의 아빠로 더 유명할 것 같고요.
변진섭 씨는 그나마 가끔 활동하긴 하지만 아마 김종찬이라는 가수는 모르는 분들도 많을 거 같네요.
(김종찬 씨 역시 누구 못지않게 가요계를 주름잡았지만 지금은 목회활동을 하신다고 합니다)
이 세분의 글은 기사라기 보다는 기획성 글로써 팬레터를 공개하는 코너였는데 참 당시에는 팬들도 순수했네요..^^
이런 책은 가끔 보면 기사도 기사지만 광고가 재미있어요. 제가 요즘 옛날광고만 모아놓은 유튜브 채널을 자주 보는데 광고라는 매체가 이렇게까지 추억을 되살려 주는지에 대해서 새삼 놀라게 되네요.
마지막페이지에는 정기구독에 관한 광고가 실려있는데요. 국명과 책의 가격이 적혀있는데 당시 6개월에 4~6만원돈이면 싸진 않네요^^ 참고로 당시 로드쇼의 가격은 3,500원 이었습니다. 뭐 지금의 커피 한잔가격도 안되네요.
이렇게 간단하게 1989년에 창간되었던 영화잡지 '로드쇼'를 흩어 봤습니다.
이 외에도 옛날책은 좀 있으니 가끔 기분전환 삼아 흩어보며 글을 쓰는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한번 끄적여 봤네요..^^
'추억 속 물건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금은 달랐던 영화 잡지-KINO (0) | 2024.11.21 |
---|
댓글